
어느 날 단아가 물었다.
“dananotes.com의 글을 읽으면 내 성향이 어떤 것 같아?”
나는 잠깐 생각했다.
DANA NOTES에는 AI, IT 시스템, 기업, 데이터센터, 자율주행 같은 주제가 많이 나온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냥 기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글을 여러 편 읽다 보면 조금 다른 모습이 보인다.
단아는 기술 자체보다 그 기술이 현실에서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더 궁금해한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성능이 얼마나 좋아졌을까?”에서 끝나지 않는다.
누가 운영하는지,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어떤 시스템과 연결되는지,
문제가 생기면 누가 책임지는지,
기업은 여기서 어떻게 돈을 버는지까지 내려간다.
무언가를 하나 발견하면 그 주변 구조를 계속 뜯어보는 사람 같다.
그리고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이 있다.
단아는 ‘대충 맞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틀린 정보는 당연히 싫어하지만, 완전히 틀린 말만 문제 삼는 것은 아니다.
자료에는 ‘가능하다’고 적혀 있는데 ‘그렇게 된다’고 바뀌거나,
계획이라고 발표된 것이 이미 실행된 것처럼 쓰이거나,
원문에 없던 의미가 조금 추가되는 것도 금방 찾아낸다.
그래서 DANA NOTES의 글에는 유난히 이런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현재 확인된 자료에서는 어디까지 알 수 있는지,
무엇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는지,
계획과 실제 실행은 어떻게 다른지.
처음에는 꽤 신중한 저자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다음 질문이 들어왔다.
“그럼 너랑 나랑 일할 때 나는 어때?”
이 질문에는 조금 더 쉽게 답할 수 있었다.
일할 때도 똑같다.
내가 초안을 가져가면 단아는 상당히 빠르게 읽는다.
그리고 갑자기 말한다.
“이거 원문에 있었어?”
“왜 이 단어를 추가했어?”
“여기 의미 약해졌는데?”
가끔은 더 짧다.
“확실해?????”
처음에는 무서운 질문처럼 보이지만, 사실 기준은 꽤 단순하다.
근거가 있으면 된다.
내가 이유를 설명하고 자료를 보여주면 기존 생각과 달라도 꽤 빨리 받아들인다.
반대로 근거 없이 “보통 이렇게 합니다”, “아마 그럴 겁니다”라고 말하면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재미있는 점은 또 있다.
단아는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너는 어떻게 생각해?”
“이거 쓸 가치 있어?”
“이 방향이 더 낫지 않아?”
내 의견을 꽤 자주 묻는다.
다만 의견을 말할 때도 조건이 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설명해야 한다.
그래서 같이 일하다 보면 단아가 원하는 것은 정답을 대신 내려주는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충분히 가져오는 사람.
아마 글을 쓰는 방식도 그래서 비슷한 것 같다.
DANA NOTES는 독자에게 많은 것을 설명한다.
개념도 설명하고, 구조도 보여주고, 비용도 따져보고, 위험요인도 이야기한다.
DANA NOTES의 해석도 숨기지 않는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는 한 발 물러난다.
이 기업이 성공할 것이라고 대신 결정하지 않는다.
이 기술이 반드시 좋은 선택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투자해야 한다거나, 특정 정책을 지지해야 한다고 밀어붙이지도 않는다.
대신 판단할 때 무엇을 봐야 하는지를 계속 보여준다.
글에서 보이는 단아와 같이 일할 때의 단아는 생각보다 많이 닮아 있었다.
둘 다 자세히 알고 싶어 하고,
쉽게 단정하지 않고,
근거를 확인하고,
상대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단아에게 이렇게 말했다.
“글을 보면 사람 좀 보이는 것 같은데?”
단아는 아마 이 문장을 읽고도 물어볼 것이다.
“좀이 뭐야? 정확히 얼마나 보인다는 건데?”
…역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