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에서 다루는 내용
#18. 왜 AI 기업들은 데이터를 모을까?
데이터가 경쟁력이 되는 이유
AI 기업 관련 뉴스를 보면 데이터라는 말이 자주 등장합니다.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대규모 데이터를 확보하거나, 특정 분야의 데이터를 이용하기 위해 다른 기업과 계약을 맺기도 합니다.
왜 AI 기업들은 모델이나 반도체뿐 아니라 데이터 확보에도 많은 관심을 가질까요?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AI가 데이터를 통해 패턴을 학습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더 생각해볼 것이 있습니다.
데이터가 많으면 무조건 좋은 AI를 만들 수 있을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데이터가 아무리 많아도 내용이 잘못되어 있거나, 필요한 정보가 빠져 있거나, 서로 다른 기준으로 기록되어 있다면 실제로 활용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AI 시대에는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지만큼이나 어떤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 데이터가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상태인지가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AI에서 경쟁력이 되는 좋은 데이터란 어떤 데이터일까요?
AI는 데이터를 통해 패턴을 학습한다
AI 모델은 데이터를 통해 반복되는 특징과 관계를 학습합니다.
예를 들어 언어 모델은 많은 텍스트를 학습하면서 어떤 단어와 문장이 서로 어떤 관계로 사용되는지를 배웁니다.
이미지를 구분하는 AI라면 많은 이미지를 학습하면서 특정 사물을 구분하는 데 필요한 특징을 배웁니다.
제품의 불량 여부를 판단하는 AI라면 정상 제품과 불량 제품의 데이터를 통해 두 상태에서 반복해서 나타나는 차이를 학습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AI가 데이터를 통해 반복되는 특징과 관계를 학습하는 것을 패턴을 학습한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데이터는 AI 모델을 만들고 성능을 개선하는 데 필요한 중요한 재료입니다.
그렇다면 데이터를 많이 확보할수록 무조건 유리할까요?
데이터는 많기만 하면 좋은 것이 아니다
고객 상담 데이터가 100만 건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겉으로 보면 상당히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상담 기록을 확인해보니 절반에는 최종 처리 결과가 입력되어 있지 않습니다.
고객 정보가 변경되었는데 이전 정보가 그대로 남아 있거나, 날짜가 잘못 기록된 데이터도 섞여 있습니다.
같은 고객인데도 시스템마다 고객을 구분하는 번호가 달라 서로 연결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상태라면 데이터가 100만 건 있다는 사실만으로 좋은 데이터라고 할 수 없습니다.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AI에 활용하려면 먼저 잘못된 값을 확인하고, 빠진 정보를 보완하고, 서로 연결할 수 있도록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데이터에서는 양과 함께 품질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좋은 데이터란 무엇일까?
좋은 데이터를 설명할 때는 정확성, 완전성, 일관성처럼 여러 기준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이런 용어만 보면 무엇을 의미하는지 조금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실제 업무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통해 데이터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좋은 데이터인지 확인하는 질문 | 문제가 있는 데이터의 예 |
|---|---|
| 실제 내용이 정확한가? | 이미 해지된 계약이 아직 ‘유지’ 상태로 기록되어 있다 |
| 필요한 정보가 빠지지 않았는가? | 상담 내용은 있지만 최종 처리 결과가 입력되어 있지 않다 |
| 같은 것은 같은 방식으로 기록하는가? | 같은 처리 상태를 ‘완료’, ‘처리완료’, ‘Y’, ‘1’로 각각 기록한다 |
| 데이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있는가? | ‘상태 3’이라고 기록되어 있지만 3이 무엇을 뜻하는지 담당자만 알고 있다 |
| 서로 다른 데이터를 연결할 수 있는가? | 같은 고객인데 시스템마다 고객을 구분하는 번호가 다르다 |
| 같은 기준이 계속 유지되고 있는가? | 부서나 시기마다 상품을 분류하는 기준이 다르다 |
| 실제 필요한 업무와 관련이 있는가? | 데이터는 많지만 AI로 해결하려는 업무와 관계가 없다 |
즉, 좋은 데이터는 단순히 많이 쌓여 있는 데이터가 아닙니다.
내용이 정확하고, 필요한 정보가 갖춰져 있으며, 같은 기준으로 기록되고, 서로 연결하여 실제 목적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좋은 데이터입니다.

기업에서는 업무를 할 때마다 데이터가 만들어진다
데이터라고 하면 대규모 인터넷 정보나 특별한 빅데이터를 먼저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기업에서는 일상적인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도 계속 데이터가 만들어집니다.
고객이 문의하면 상담 내용과 처리 결과가 남습니다.
상품이 판매되면 어떤 상품이 언제 얼마나 판매되었는지가 기록됩니다.
창고에서는 입고와 출고, 현재 재고가 기록됩니다.
제조업에서는 생산량과 설비 상태, 제품의 불량 여부가 기록될 수 있습니다.
회사 내부에서도 계약, 결재, 업무 처리 시간, 장애 발생 기록처럼 다양한 데이터가 계속 만들어집니다.
즉, 기업은 AI를 사용하기 전부터 이미 업무 과정에서 많은 데이터를 만들어왔습니다.
AI 시대가 되면서 중요해진 것은 단순히 새로운 데이터를 모으는 것만이 아닙니다.
그동안 업무를 하면서 만들어온 데이터를 어떤 기준으로 기록하고 관리해왔는가도 중요해졌습니다.
같은 데이터는 같은 기준으로 관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고객 상담이 끝났을 때 상담 결과를 기록한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한 직원은 다음과 같이 입력합니다.
완료
다른 직원은 같은 상황을
처리완료
라고 입력합니다.
다른 시스템에서는
Y
또는
1
이라고 저장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이 몇 건의 데이터를 직접 본다면 모두 비슷한 의미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데이터가 수십만 건 쌓여 있고 여러 시스템의 데이터를 함께 분석해야 한다면 문제가 달라집니다.
먼저 ‘완료’, ‘처리완료’, ‘Y’, ‘1’이 같은 의미라는 것을 확인하고 하나의 기준으로 맞춰야 합니다.
주소도 마찬가지입니다.
‘서울’, ‘서울시’, ‘서울특별시’를 같은 지역으로 사용하면서 아무런 기준 없이 입력한다면 나중에 지역별 데이터를 분석할 때 먼저 값을 정리해야 합니다.
날짜를 기록할 때도 어떤 시스템은 ‘2026-07-30’, 다른 시스템은 ‘2026/07/30’, 또 다른 시스템은 ‘7월 30일’처럼 서로 다른 형식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같은 의미의 데이터를 같은 명칭, 형식, 기준으로 관리하는 것을 데이터 표준화(Data Standardization)라고 합니다.
데이터를 표준화하면 서로 다른 시점과 부서, 시스템에서 만들어진 데이터를 비교하고 연결하기가 쉬워집니다.
데이터가 경쟁력이 된다는 이야기는 AI 기업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AI 기업은 모델을 만들고 개선하기 위해 데이터를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데이터가 경쟁력이 된다는 이야기는 AI를 만드는 기업에만 해당하지 않습니다.
AI를 실제 업무에 활용하는 일반 기업에서도 기업 데이터가 중요합니다.
앞선 글에서 AI 모델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기술이고, AI 솔루션은 AI를 활용해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도록 구성한 제품이나 시스템이라고 살펴봤습니다.
기업이 AI를 업무에 활용한다고 해서 AI 모델 하나만 가져오면 그 회사에 맞는 AI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인 AI 모델은 특정 회사가 어떤 상품을 판매하는지, 고객을 어떤 기준으로 관리하는지, 어떤 업무 규칙을 사용하는지, 내부에서 어떤 절차에 따라 일을 처리하는지를 처음부터 알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기업이 AI를 실제 업무에 활용하려면 필요한 기업 데이터를 AI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고객 상담에 AI를 활용한다면 회사의 상품 정보와 상담 기준, 고객지원 문서 등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재고 관리에 AI를 활용한다면 상품, 입출고, 판매량과 같은 데이터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내부 업무를 지원하는 AI라면 업무 규정이나 문서, 업무 처리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가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데이터 관리가 AI 활용에도 영향을 준다
그런데 기업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가 오랫동안 서로 다른 기준으로 기록되어 있다면 어떨까요?
같은 상품의 이름이 시스템마다 다르고,
필요한 항목이 자주 비어 있고,
같은 고객을 서로 다른 기준으로 관리하고,
업무 상태의 의미도 부서마다 다르다면
AI에서 활용하기 전에 먼저 데이터를 확인하고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업무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데이터를 정확하고 일관된 기준으로 관리해왔다면 필요한 데이터를 찾고 연결하고 활용하기도 쉬워집니다.
그래서 기업의 데이터 관리 수준은 AI를 실제 업무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에도 영향을 줍니다.
같은 AI를 사용해도 기업마다 활용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
두 기업이 같은 AI 모델을 사용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두 기업이 사용하는 AI 모델 자체는 같습니다.
하지만 A기업은 고객, 상품, 판매, 상담 데이터를 오랫동안 일정한 기준으로 관리해왔습니다.
어떤 데이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리되어 있고, 서로 다른 업무 데이터를 연결할 수 있는 기준도 갖추고 있습니다.
반면 B기업은 같은 정보를 부서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기록해왔습니다.
누락된 정보도 많고, 시스템별로 데이터 기준도 다릅니다.
두 기업이 같은 AI 모델을 사용하더라도 자신의 업무 데이터를 실제 AI에 활용하는 과정에서는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떤 기업이 더 좋은 AI 모델을 사용하느냐만이 아닙니다.
그 기업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관리해왔는가도 중요합니다.
이 때문에 AI 시대의 경쟁력은 AI 모델이나 컴퓨팅 자원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데이터 역시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됩니다.

그래서 데이터가 경쟁력이 된다
AI 기업에게 데이터는 AI 모델이 패턴을 학습하고 성능을 개선하는 데 필요한 중요한 재료입니다.
하지만 데이터의 경쟁력은 AI를 만드는 기업에만 해당하지 않습니다.
AI를 활용하는 일반 기업에서도 데이터가 중요합니다.
기업은 이미 오랫동안 업무를 하면서 고객, 상품, 판매, 생산, 상담, 장애, 계약 등 다양한 데이터를 만들어왔습니다.
이 데이터가 정확하게 기록되어 있고,
필요한 정보가 빠지지 않았으며,
같은 의미를 같은 기준으로 관리하고,
서로 필요한 데이터를 연결할 수 있다면
AI를 비롯한 여러 기술에 활용하기도 쉬워집니다.
반대로 데이터가 많이 쌓여 있더라도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없고, 기준이 서로 다르고, 연결할 수 없다면 활용하기 위해 많은 정리 과정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데이터 경쟁력은 단순히 누가 더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누가 필요한 데이터를 정확하고 일관된 기준으로 축적하고, 필요할 때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상태로 관리하고 있는가도 중요합니다.
DANA NOTES 한 줄 정리
AI 시대의 데이터 경쟁력은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가보다, 필요한 데이터를 얼마나 정확하고 일관된 기준으로 쌓고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가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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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왜 AI 성능은 계속 바뀔까?
이번 글에서는 AI에서 데이터가 왜 중요한지 살펴봤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AI 모델의 업데이트와 서비스 이용 조건, 사용자 맥락, 사용 환경에 따라 우리가 체감하는 AI 성능이 왜 달라질 수 있는지 살펴봅니다.


